[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기승전결’이라는 구성의 기본 원칙이 있다. 일어날 기(起), 이을 승(承), 구를 전(轉), 맺을 결(結)인데 저는 이제 막 1년의 임기를 지나 일어날 기(起)의 과정을 마쳤다고 할 수 있겠다. 보통 소설에선 주인공이 어려움에 바닥을 구르는 ‘구를 전(轉)’으로 이어지는데, ‘이길 승(勝)’을 써서 승리로 끝맺는 구성으로 전개하고 싶다. 제 임기 동안 일으키고 이어 나가 승리로 마무리하는 ‘기승승결(起承勝結)’의 자세로 임하겠다.”
한세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백인자 총장의 당찬 각오다. 백인자 총장은 취임 이후 대학의 새로운 서사를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창학 70년을 넘어 영광의 100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기승승결’의 탄탄한 역사를 쓰려고 하는 것. 이를 위해 백 총장은 취임한 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미래를 향해 든든한 토대 구축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왔다.
백 총장은 “지난 1년간 학교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제가 직접 약 50억 원의 발전기금을 유치했으며, 이를 통해 교육 인프라 및 캠퍼스 환경 개선을 적극 추진했다”면서 “이러한 하드웨어적 성과는 2년차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이미 확보한 발전기금으로 대운동장 인조잔디 설치가 오는 1학기 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전 구성원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한세대를 이끌어갈 백 총장을 지난달 24일 만나, 그가 꿈꾸는 한세대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감회와 성과는.
“대학교육의 위기라고 일컬어지는 시기에 구성원 모두의 마음과 힘을 합해 앞으로 나아가면 하나님께서 위기가 기회가 되는 놀라운 반전의 역사를 우리에게 이뤄 주실 것을 기대한다. 저는 취임사에서 창학 70년을 넘어 영광의 100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위대한 비전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영성 회복과 화합, 교육 혁신, 그리고 대외 협력 강화와 재정 확충이다.
지난 1년간 위 과제를 최우선에 두고 열심히 달려왔다. 조금씩 가시적인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어 뿌듯하다. 재정 측면에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제가 직접 약 50억 원의 발전기금을 유치했고, 그 결과 HMG그룹 등 소중한 후원을 받아 대규모 다목적 홀(HMG Hall)을 개관하는 성과도 냈다. 본 HMG홀은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교육 혁신 부분에서는 한세 비전 2030(Hansei Vision 2030)을 수립하고 학사 구조를 유연하게 개편해 미래 사회에 맞는 자유전공학부를 신설,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신입생 정원을 100% 충원하며 대학 경쟁력을 높였고, 학생들이 “학교가 많이 좋아졌다”라고 이야기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또한 재학생 및 장애학생 휴게공간을 개선하고 외국인 유학생 라운지를 새롭게 조성했으며, 학생들을 위한 체력 단련 시설도 마련했다. 본관 앞 주차장을 대폭 확대했고 공간조정위원회를 중심으로 캠퍼스 공간 재배치를 진행해 본관 저층부에 강의실을 집중하여 배치하는 등 효율적 공간 활용을 꾀하고 있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다소 흩어져 있던 사무 공간을 통합 사무실로 만들어 업무 효율과 학생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구성원 단합을 위해서도 수시로 구성원들을 만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소통하고 있다.”
- 취임 직전 혁신성장본부장직을 수행했다. 혁신과 성장에 대해 남다른 지론이 있다면.
“제가 총장 취임 전에 혁신성장본부장을 맡으며 깨달은 것은 바로 혁신과 성장은 ‘사람’과 ‘문화’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새로운 제도나 기술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도록 용기를 북돋우는 문화가 핵심이라고 믿는다. 저의 혁신 철학은 작은 변화라도 꾸준히 실천하며 미래를 대비하자는 것이다. ‘혁신과 도전으로 지역성장을 견인하는 영성중심 대학’이라는 한세 비전 2030 슬로건도 이런 철학에서 나왔다. 즉, 교육과 행정 모든 면에서 끊임없이 창의적으로 변화하고, 그 열매로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자는 뜻이다. 성장도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양적인 의미를 뛰어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즉, 우리 대학의 교육 품질과 학생들의 역량이 함께 향상되는 ‘질적 성장’을 의미한다.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은 변화할 때 우리의 기독교적 가치와 영성을 잃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토대로 더욱 도전하자는 데 있다.”
- 한세 비전 2030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한세대는 2024년 개교 71주년을 맞아, 영광의 100주년을 향해 ‘혁신과 도전으로 지역 성장을 견인하는 영성중심 대학’이라는 비전을 세웠다. 이를 위한 슬로건으로 “Soar High! Reach Higher! 비상하라, 더 높은 곳을 향하여!”를 내걸고, SOAR라는 키워드 아래 4대 전략 방향을 정했다. 즉 ‘교육 혁신을 통한 미래인재 양성’(S), ‘학생지원 혁신을 통한 학생성공 실현’(O), ‘행·재정 혁신을 통한 대학경영 고도화’(A), ‘지·산·학 글로벌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제고’(R)를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전략 방향은 다음과 같다. 한세대는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2025학년도부터 학부 모집 단위를 재편해 자유전공학부 신설을 포함한 7개 학부, 16개 학과 체제로 개편했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을 넓혀 566명의 신입생 정원 100%를 충원했다. 2026년에는 보다 진취적인 학제 개편도 구상 중이다. 또한 융합학부를 신설해 청소년학, 스포츠헬스케어 등 새로운 융복합 전공 과정을 개설했다. 소프트웨어 교육도 강화해 2025학년도부터 IT학부 정원을 늘리고 데이터 리터러시(데이터 활용 역량)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 신입생 유치, 연구 인프라 구축, 학사제도 개선 등을 통해 연구 역량을 높이고 있다.
학생 성공 실현을 위해 데이터 기반으로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취·창업 지원도 강화해 JOB 페어(채용박람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2025년 2월 발표된 취업통계에서 본교 졸업생 취업률 73.5%를 기록해 경기·인천 지역 4년제 대학 중 2위에 올랐다. 학생들의 대학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생애 주기별 진로·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천원의 아침밥’, ‘총장과 함께하는 간식 이벤트’ 등 학생들과 함께하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아울러 CBS 라디오와 연계해 ‘합격’·‘성공’·‘영성’ 등의 키워드를 담은 캠페인 송을 제작·배포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동기를 심어주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대학 경영 고도화를 위해 행정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대학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거버넌스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만남의 장을 마련해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재정 측면에서는 발전기금 모금 등을 통해 재원 확충과 재정 건전성 확보에 힘쓰고 있다.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해 지역사회 및 지자체 협력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한세 통합예술상담센터를 운영하며, 현장실습학기제를 도입해 학생들이 일정 기간 국내외 산업현장에서 실습하고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군포시, 군포상공회의소, 군포산업진흥원 등과 지·산·학 협력 협약을 맺어 지역 혁신 클러스터 육성과 평생직업교육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 총장이 생각하는 ‘영성중심 대학’이란 어떤 의미인가.
“한세대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미국 하나님의 성회 선교사가 신학교로 설립한 학교다. 하나님의 성회 신학교로서 오순절 신앙을 학교 설립 정신으로 삼고 있다. 그동안 학교가 종합대학으로 발전하면서 신학 이외의 많은 학과들이 생겼지만 우리 대학은 신앙을 학교 운영의 가장 중요한 원리로 삼고 있다.
한세대가 영성중심 대학이 되기 위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 아닌 ‘영적 올바름(Spiritual Correctness)’을 삶의 지표로 삼고 총장인 저부터 솔선수범해 매사에 작은 그리스도로서 행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저를 포함한 교직원들을 통해 학생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저절로 증거되리라 믿는다.
‘영성중심 대학’이라는 말은 간단히 말해 신앙적 가치가 학교의 모든 활동의 중심에 있다는 뜻이다. 저희는 세상의 유행이나 기준보다 기독교적 가치, 즉 하나님의 가르침을 우선 순위에 두고 교육과 경영을 해나가고 있다. 학생들이 학문적 지식뿐 아니라 인격과 영성이 함께 자라도록 돕는 것이 우리 대학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매주 캠퍼스에서 교수님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함께 예배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특히 작년 2학기 종강 예배 때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교직원이 성경을 손으로 직접 써서 봉헌하는 특별한 순서를 가졌는데, 이는 우리 모두에게 큰 울림을 줬다. 이런 모습이 바로 영성중심 대학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신앙이 학교 생활의 기초가 되어 구성원 모두가 서로 신뢰하고 섬기며, 사회에 나가서는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영성중심 대학의 목표다.
신앙이 없는 학생들이 한세대에 입학한 후 여기서 듣고 배우는 것을 통해 신앙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교직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어찌 신앙을 강요나 의무로 갖게 할 수 있겠나. 저희 교직원들의 삶을 통해 신앙의 참된 모습을 보여 주어 그들의 삶에 예수 그리스도가 스며들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이곳에 있는 동안 신앙을 갖지 못할지라도 훗날 어려운 때를 만나 이곳에서 들었던 하나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신앙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급변하는 시대에 지식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오늘 중요한 지식이 내일이면 아무 쓸모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혜는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혜의 근본은 하나님께 있다. 이 지혜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교육하며 학생들로 하여금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해 성공하게 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영성중심 대학이다.”
- 한세대는 구성원 간의 진통을 겪은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
“사실 총장으로 취임할 당시 우리 대학 안에 크고 작은 갈등의 앙금이 남아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학교 구성원 사이의 갈등이나 반목이라기보다는 전 이사진 내에서의 갈등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영향을 받은 일부 구성원들이 새로운 체제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면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의 갈등은 어느 곳에도 있다고 생각한다. 100% 지지란 사실 불가능한 것 아니겠나. 그러나 그런 소수라도 품고 같이 나아가야 할 대상이라고 봤다.
저는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무엇보다 ‘원칙’과 ‘포용’에 중점을 뒀다. 지지와 반대라는 피상적 단어가 아닌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학교 운영을 통해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저는 원칙, 상식, 규정 준수가 학교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며 개인적으로는 논리를 중요시했다. 구성원들을 설득시키고 일을 추진하기 위해 논리적인 결정을 내리려고 애쓰는 편이다.
또한 소통과 공감을 원칙으로 삼아 구성원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언제든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힘써 왔다. 취임 후 틈날 때마다 구성원들을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다. 누구의 이야기든 열린 마음으로 듣는 편이다. 처음엔 조심스러워도 하기도 했지만 점차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학교 발전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때로는 뼈아픈 소리도 나왔지만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작은 성과도 구성원 모두와 함께 축하하면서 점차 신뢰를 쌓아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이제는 예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협력적인 조직 문화가 자리 잡은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모두가 ‘한세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함께 웃고 함께 고민하는 대학으로 변모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제가 총장을 하면서 좋아하게 된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말이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인데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이겠으나 우리 학교가 딱 그렇다. 입술, 즉 학교가 없다면, 이, 즉 개개인이 시리지 않겠나. 저는 이 말을 교직원 예배 때나 노사협력 프로그램 진행할 때 가끔 쓰곤 했는데 감사하게도 구성원들께서 제 뜻을 잘 받아들여 주신다. 노와 사의 구별이 없는 학교, 소통과 단합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학교,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며 먼저 생각하고 섬기는 학교가 되는 데 힘쓰겠다.”
- 한세대는 군포시 유일한 대학이다. 지역사회와 동반성장을 이끌어가는 것도 대학의 중요한 몫이라고 보는데. “한세대는 군포시에서 유일한 대학이다. 그런 만큼 지역사회에서 사랑받고 신뢰받는 대학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저는 한세대가 단순히 학생들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지역 주민 모두에게 열린 ‘지역의 대학’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학의 인프라와 전문성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에 복합문화공간 HMG홀을 개관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대학의 전문성을 활용한 Service-Learning 교과목을 개설해 지역 문제 해결형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지역 주민을 위한 음악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군포도시농업지원센터와 협력한 ‘군포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소통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군포시와 함께 청년들을 위한 공간 ‘청년공간 플라잉(Flying)’을 운영하는 등 지역과 어울리고 소통하는 활동들을 시작했다.
중장년층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군포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를 개설해 지역주민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세달크로즈센터의 국제 유리드믹스 워크숍과 영산글로벌신학연구소의 국제 신학 심포지엄 등 국제 학술행사도 개최해 대학의 글로벌 역량을 높이고 있다. 또한 특성화 교육의 일환으로서 스포츠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최근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건강과 복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평생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와 늘 함께 호흡하며 ‘동반성장하는 대학’, ‘든든한 이웃 같은 대학’이 될 것이다.”
- 경기도 RISE 사업의 공동기획·추진을 위해 인근 대학들과 힘을 합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경기도 RISE 사업은 지역 대학들이 힘을 합쳐 지역 혁신을 이루는 중요한 과제다. 저희 한세대도 안양대, 성결대, 서울신학대 등과 함께 올해 1월 초 ‘경기도 서부권 대학 RISE 컨소시엄’을 맺고 이후 정기적으로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공동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적극 협력하고 있다.
경기도 RISE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단독 참여보다는 여러 대학이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추진력과 사업성과를 높이는 것이 훨씬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우리 대학은 안양천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벨트사업을 여러 대학과 함께 추진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왔었다. 다른 대학 총장님들도 여러 대학이 함께하는 사업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계신다. 저희의 컨소시엄을 통해 각 대학이 가지고 있는 여러 아이디어들을 실행 가능한 사업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세대는 ‘WING with RISE’라는 슬로건 아래, 메타버스와 AI를 활용한 교육혁신, 스포츠 헬스케어, AI 기반 심리상담 등 지역 특화 분야별로 6개의 특성화 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군포시와 인근 지역의 청년 공간 운영부터 산학협력 프로젝트까지, 대학의 연구 역량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 대학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일들을 지역 대학들이 힘을 모아 함께 이뤄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평가된다.”
- 교육 잣대가 취업, 경쟁의 논리에 갇혀있는 게 국내 대학의 현실이기도 하다. 기독교계 사립대학으로 미래교육을 선도해야 하는 한세대로서도 고민의 지점이 깊다고 여겨진다. 총장의 견해와 해법이 궁금하다.
“맞다. 요즘 대학들이 교육 자체보다는 정량적 지표, 즉 취업률과 각종 순위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저도 잘 알고 있다. 물론 학생들을 잘 교육해 졸업 후 좋은 일자리를 얻어 하나의 훌륭한 사회인으로 우뚝 서도록 돕는 일은 대학으로서 당연히 중요한 책무다. 하지만 대학의 존재 이유가 오로지 취업에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세대는 단순히 취업을 위한 기술 교육만 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자기 소명을 찾고 어떤 변화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사람을 세우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인성교육과 신앙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동시에 현장 실습과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바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결국 대학 시절에 취업 준비뿐만 아니라 평생학습 능력과 올바른 가치관까지 갖춘 인재가 진정한 경쟁력을 발휘한다고 보고, 그런 인재를 기르는 것이 한세대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인간성이 점점 상실되어가는 이 시대에 이웃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아낌없이 손을 내밀 수 있는 지도자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하나님을 아는 지혜와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는 인성을 갖춘 지도자를 양육하는 것이 한세대의 목표다.”
- 한국교회는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다. 종합대학이긴 하나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한 대학으로 여기에 대한 남다른 시각이 있을 것 같다.
“요즘 한국교회는 양적 성장이 정체되고 크리스천 젊은이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봉사하고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적 시각으로 교회를 바라보는 분들이 많아 심히 안타깝다. 물론 그런 비판을 자양분으로 삼아 저희가 더욱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야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젊은 세대의 이탈과 사회적 신뢰 하락 등 한국교회는 가히 ‘총체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말이 나옵니다만, 저는 이러한 상황을 오히려 신앙의 본질로 돌아갈 기회라고 보고 있다. 우리 한세대는 기독교 정신으로 설립된 대학인 만큼, 다음 세대 기독교 인재들을 바로 세우는 데 책임과 사명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학생들에게 신앙의 참된 가치와 섬김의 리더십을 심어주어 졸업 후 교회와 사회에서 건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또한 학교 차원에서도 지역 교회들과 협력해 다양한 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한국교회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있다. 저는 교회가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화려한 행사나 눈에 보이는 성장보다는 예수님의 사랑과 겸손한 섬김이라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도 캠퍼스 안에서 그런 진실한 영성 문화를 가꾸려고 애쓰고 있다. 작은 불꽃들이 모여 큰 빛을 내듯, 한세대의 이러한 노력이 한국교회 회복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전 세계가 쾌락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빠져들어 가고 있지만 그래도 곳곳에서는 영성회복의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제겐 한세대와 학생들을 향한 꿈이 있다. 2023년 초에 미국을 휩쓸었던 Asbury 대학교에서의 기도 운동에 대해 잘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청년들의 기도 운동과 영적각성운동이 일어난다면 저는 그것이 마땅히 한세대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믿는다. 오순절 전통의 우리 학교에서 영적 쇄신이 일어나고 아름다운 기도의 모습이 전개되기를 소망한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한세대를 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Atlanta에 소재한 Passion City Church는 매해 1월 초에 18세에서 25세까지 수만 명의 청년들이 모이는 2박 3일의 Passion Conference 집회를 2회 개최하는데 모든 티켓(ticket)이 조기에 매진된다. 미국 전역에서 그리고 세계 여러 곳에서 젊은 청년들 수만 명이 모여서 찬양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영적으로 퇴락하는 미국 사회에 아직 희망의 불씨가 남아있음을 느낀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영적 각성이 필요하다. 한세대가 이러한 영적 각성의 선봉장이 되기를 기도한다.”
- 총장 임기 중 반드시 이루겠다는 목표를 말씀해주신다면.
“제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한세대의 미래를 위해 든든한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거버넌스의 부재로 학교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이 도약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미약하나마 많은 발전기금을 유치해 외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내적으로도 구성원들의 단합을 이끌어냈다고 자부한다.
한세대는 작년에 ‘한세비전 2030’을 선포하고 영광의 100주년을 향해 비상하라는 의미로 “Soar High, Reach Higher!”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다. 총장으로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라면 ‘한세비전 2030’에서 제시한 혁신 과제들을 차질 없이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혁신과 도전으로 지역성장을 견인하는 영성중심 대학’이라는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재정적 자립 기반을 탄탄히 하고, 우수한 교수진과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더 나아가 학교의 교육 시스템과 연구 역량을 한 단계 높여 제가 퇴임한 후에도 한세대가 꾸준히 발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체계를 마련하고 싶다. 한마디로 4년 임기가 끝나는 날 “이제 한세대가 더 높이 도약할 날개를 달았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제 목표다.”
■ 백인자 총장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릴랜드대학교 칼리지파크(University of Maryland, College Park)에서 석사(MA in Applied Mathematics)와 박사를 취득(Ph. D. in Applied Mathematics)했다. 1996년 한세대 정보관리학과 학과장으로 부임해 정보통신학과를 신설하는 데 공헌했으며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학부장, 컴퓨터신기술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한세대 IT학부에 석좌교수로 부임해 혁신성장본부장을 맡아 3년간 발전기금 유치와 여의도순복음교회 한세대 정상화위원회와의 협력에 큰 역할을 했고, 2025년 2월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윤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담=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정리=김준환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