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인터뷰 요청한 전 재정국장, 총학생회 내부 문제 지적…
2025학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하 OT)을 둘러싼 감사 결과 공개 이후, 총학생회 내부에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지난 4월 중순, 당시 총학생회 재정국장이 직접 인터뷰를 요청해옴에 따라, 그와 인터뷰를 통해 입장의 일면을 살필 수 있었다.
박 전 국장은 인터뷰 내내 “부족했던 점은 분명히 제게 있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도, “그러나 그 모든 책임이 오롯이 제게만 집중되고, 설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현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감사위원회 역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특별감사와 장부감사의 범위, 진행 경과, 총학생회 입장문과의 해석 차이 등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해 주었다. 감사위는 특정 개인에 대한 책임을 규정하지 않으며, 확보된 자료와 회계 기준에 따라 감사를 집행했음을 강조했다.
특별감사와 장부감사, 목적부터 달랐다
이번 논란의 배경이 된 감사는 성격이 다른 두 건으로 나뉜다.
특별감사는 OT 참가비 책정의 타당성과 지출 투명성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었고,
정기 장부감사는 1학기 1분기 전체 지출 전반을 대상으로 했다.
감사위원회는 OT 참가비가 실제 지출 내역과 합리적으로 일치하는지, 책정 기준이 내부에서 충분히 논의되었는지, 그리고 관련 증빙이 적절히 확보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장부감사는 예산 지출 전반에 대해 회계원칙에 따른 증빙과 정합성을 평가했다.
박 전 국장 “부족했습니다… 그 점에 대해 학우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박 전 국장은 인터뷰 시작부터 스스로의 부족함에 대해 인정하고, 학우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장부를 담당한 사람으로서 증빙자료가 부족했던 점, 장부작성에 실망을 드린 점 제 책임입니다. 결과적으로 학우 여러분께 불편함과 불신을 드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그는 재정국장으로서 책임질 수 있는 범위 이상으로 모든 부담이 전가되었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제가 모든 걸 결정하거나 계획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OT 참가비 산정 기준, OT 키트 단가, 계약 견적 등은 회장 중심으로 결정된 사안이었고, 국장단에게는 공유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장부를 작성했을 뿐입니다.”
사진, 명단 누락…“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감사에서 주요 감점 사유가 되었던 사진 및 명단 누락에 대해 박 전 국장은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키트나 도시락, 수건 등은 ‘사진 찍지 말라’는 회장의 지시가 있었고, 저로선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도시락의 경우에는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배포가 진행 중이었고, 사후에 명단을 돌렸지만 회수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감사에 필요한 자료들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OT 준비 과정에서의 회장 중심 구조와 정보 통제, 자료 제출 시기의 촉박함, 현장 일정 공유 부재 등을 들었다.
“OT 이후, 심리적으로 무너졌다… 모든 걸 제가 감당해야 했습니다”
박 전 국장은 OT 이후 장부 감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감사의 부담을 본인이 감수하겠다는 각오로 장부를 끝까지 작성해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 결과가 공개되고 이후 온라인 비판과 내부 책임 전가가 이어지자, 극심한 압박감과 정서적인 피로감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총학생회 내부에서도 일부 임원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고, 회계에 대한 질문이 몰릴 때마다 자신이 전면에 나서야 했다고 말했다.
“정작 예산을 짰던 사람은 침묵하고, 설명은 전부 제가 해야 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사실상 ‘총학의 방패’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만두고 싶었다. 버틸 수 없었다”
박 전 국장은 OT가 끝나고 그만 둘 것을 결심, 회장단과 3월초부터 3차례에 걸친 합의 끝에 1차 장부까지 작성하고 제출한 후 그만두는 것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퇴 과정에서도 혼란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총학생회가 후임자를 구한다고 했고, 저도 그 조건으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회의 당일엔 갑자기 ‘당신이 후임을 구하지 않으면 퇴임할 수 없다’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그날 밤, 정말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는 후임자를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히려 자신이 책임 회피자로 비춰질까 두려웠고, 그렇게 해서라도 그 자리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총학생회 재정국장 교체 공지 방식… “이례적인 실명 언급, 부담 컸다”
박 전 국장은 사퇴 이후 총학생회가 새로운 재정국장을 임명하면서 자신의 실명과 학과명을 포함해 교체 사실을 공지한 점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보통은 실명 없이 간단한 인사 공지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엔 감점 사실이 공개된 직후 제 실명과 학과까지 포함해 공지가 올라갔습니다. 개인적으로 꽤 부담스럽고, 제가 모든 잘못을 떠안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일부 학우들 사이에서도 해당 공지가 총학생회가 ‘꼬리 자르기’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OT와 관련된 회계 운영이 회장 주도 하에 결정됐다는 정황이 있었던 만큼, 사퇴한 재정국장에게 책임을 고스란히 전가하는 방식이 아니냐는 우려다.
감사위원회 “사실과 자료 중심으로 판단했다… 책임자 지목 의도는 없다”
감사위원회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감사는 책임자 선정을 위한 것이 아닌, 자료에 기반한 사실 확인이 목적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위원장은 “총학생회 입장문에 포함된 일부 설명이 감사위원회와의 사실 해석과 다르거나 불명확한 부분이 있었으나, 그에 대한 판단은 감사위가 할 일이 아니며, 우리는 확보한 자료와 회계원칙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수령 자료 누락, 해석 엇갈려
박 전 국장이 “자료 준비는 회장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밝힌 데 반해, 감사위는 “감사위원회는 증빙자료 목록을 사전에 충분히 안내했다”고 밝혔다. 지시 여부 자체는 감사위가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도시락 배포 현장에 대해서는 “명단 없이 구두로만 인원을 확인하고 사진도 촬영되지 않았으며, 질서 있게 운영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감점사유서 게시 지연…
감점사유서는 박 전 국장이 직접 작성했으며, 그는 “공지가 늦어진 이유는 잔디 공지와 에브리타임 게시를 병행하기 위해 정부총의 승인을 기다렸지만, 회신이 없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감사위는 “감점사유서와 총학 입장문은 반드시 분리해 공지돼야 한다고 총학에 전달한 바 있으며, 병합된 형태로 올라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협의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에브리타임 게시가 23시59분이 된 이유이다.
총학생회 입장문 해석 차이
감사위원회는 총학생회 입장문 중 일부 항목에 대해 해석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OT 감점만 12.4점… 실질 평가 구조 재검토 여지도
장부 감사 결과, 박 전 국장이 제출한 장부는 총점 -5.9점을 기록했지만, 이 중 신입생 OT 항목에서만 약 12.4점이 감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제외하면 실제 장부 점수는 약 +6.5점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 전 국장은 이에 대해 “OT 외에도 부족했던 부분이 분명 있었기에, OT 감점이 없었다고 해도 장부 점수가 매우 높았을 거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도, 회장의 결정과 지시에 따라 발생한 OT 관련 감점이 아니었다면 평가 결과는 분명 달라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을 찍지 말라는 지시나 명단 전달 누락 같은 사안은 제가 단독으로 결정한 게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감점된 항목이 많았고, 그런 일들이 없었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평가가 나올 수도 있었겠죠.”
이러한 분석은 장부감사에서 OT가 과도하게 전체 점수에 영향을 끼쳤고, 그 결정 과정의 구조적 문제 역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위 내용에 대해 감사위원장은 “OT에서 사용된 지출 또한 학생회비 통장을 거쳐가는 내역이기에 꼭 장부를 작성해야한다.”고 밝혔다 허나 박 전 재정국장은 OT 진행 도중에도 회장이 감사위원회와 얘기해보겠다며 학생회비 사용이 아니라 참가비로 지출하는 것이기에 장부를 작성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라는 말을 전달 받았다고 한다.
또, OT 키트에 대해 박 전 재정국장은 “남은 OT 키트를 각 학과 조교님들께 전달하여 신입생에게 배부될 예정이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라고 하였으며 감사위원장은 “공식적으로 전달 받은 바가 없고 남은 키트를 어떻게 누구에게 배부할지에 대한 얘기 또한 들은 바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문사 확인 결과 학과 조교에 “그런 얘기를 들은 적 없다.” 라는 말을 전달 받았으며, OT가 끝난 지 약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남은 키트에 대한 행방은 모른다고 한다.
구조적 통제와 책임 전가, 그 사이에서
박 전 국장은 “OT 감사를 통해 부족했던 제 역할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그 책임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구조적으로 불투명한 결정 구조와 책임 전가 방식에 대해선 앞으로 반드시 바로잡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감사위원회는 특정인의 책임을 규정하지 않으면서도, 감사를 통해 드러난 자료 부족과 절차상의 문제점을 토대로 향후 감시 체계의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단지 한 명의 판단 실수나 회계 미숙이 아닌, 총학생회 내 운영 구조와 권한 체계의 문제, 소통 부족과 문서화 관행 미비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 개인에게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를 만들어 내었고, 이는 어느 구성원이든 유사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회계의 책임은 결과적으로 개인의 실명과 함께 귀속되었다. 그와 동시에 본교 구성원들의 의문은 단순히 '누가 잘못했는가'를 넘어 '왜 이런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가'에 이르렀다. 한세대학교 학생사회가 이 사건을 교훈 삼아 더 나은 시스템과 투명한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작성자: 송민홍 기자
인터뷰: 송민홍 기자, 신진우 기자
디자인: 안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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