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번호
- 26763
- 작성일
- 2025.06.13
- 수정일
- 2025.06.13
- 작성자
- 한세비전마스터
- 조회수
- 88
카이 "오페라 극장에 서는 꿈, '팬텀'으로 이뤘죠"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팬텀'이란 작품은 어린 시절 상상과 꿈에 탁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해요. 오랫동안 성악을 좋아하고 공부한 저에게 굉장히 적합한 작품입니다."
뮤지컬 '팬텀'에 출연 중인 배우 카이가 12일 서울 강남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10년 전 초연부터 함께 한 이 작품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팬텀'은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는 별개의 작품으로 극작가 아서 코핏과 작곡가 모리 에스톤이 제작했다. 1991년 초연해 국내에서는 2015년 처음 선보였다. 10주년을 맞아 지난 5월 31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고 있다.
카이는 공연에서 천재적인 음악 재능을 지녔으나 흉측한 외모로 프랑스 파리 오페라 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팬텀 역을 맡았다.
서울대 성악과 출신인 카이는 유명 오페라 극장에 서는 게 꿈이었다며 '팬텀'을 통해 간접적으로 꿈을 이뤘다고 했다.
카이는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 오페라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게 꿈이었던 사람으로서 이 작품은 특별한 경험이고 의미를 갖는다"며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작품의 주요 소재가 오페라인 만큼 그의 성악 발성도 작품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카이는 "저와 싱크로율이 잘 맞아떨어졌고 그 장점이 팬텀에 참여하는 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이는 초연부터 꾸준히 '팬텀'에 출연한 인연도 있다.
작품의 매력에 관해선 "순수함"이라고 했다. 극 중 팬텀은 꿈에 그리던 목소리를 지닌 크리스틴을 사랑하게 되고 온 힘을 다해 그녀를 지키려 하는 순애보적인 면모를 보인다.
"사랑의 순수한 면을 들여다보는 부분이 있으면 지루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게 (요즘) 추세라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그게 너무 팽배하다 보니 순수한 사랑으로 돌아갔을 때 오히려 신선하다는 경향이 생긴 것 같고요. 지극히도 순수한 사랑, 그걸 표현하기 위한 무대적인 장치들, 그걸 누군가는 클래식이라 하던데요, 저는 전통적인 예술의 형태라고 말하는 그 부분이 팬텀만의 고유한 매력인 것 같아요."

카이는 뮤지컬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두 해 연속 '라스트 세션'과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라는 연극에 출연했다. 현재는 한세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카이는 교수로서 "하는 게 없다"며 웃음 지었다.
"딱히 학생들에게 지도 편달을 하지 않아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돼요. 뮤지컬은 각자의 개성과 아이덴티티(정체성)가 90%라고 봐도 될 정도로 중요해요. 연기 체계 때문에 그 사람의 정체성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는 대신 학생들에게 실패담을 들려준다고 했다. 자신의 경험이 반면교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에 관해서는 "자랑스럽다"며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우리나라 뮤지컬에서 당연한 부분이 해외에 나갔을 때 이국적이고 대단하고 한국 문화의 힘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요. 이번을 계기로 우리 뮤지컬이 사랑받는 때가 오지 않을까 해요."
카이는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배우로서 우리 뮤지컬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월드투어 콘서트도 그런 차원 중 하나다.
"한국 뮤지컬 배우로서 우리 뮤지컬의 장점을 말로든 노래로든 많이 표현하고 전달하고 싶어요. 또 카이라는 아티스트가 이런 사람이란 걸 보여주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ncounter24@yna.co.kr
- 첨부파일
- 첨부파일이(가) 없습니다.